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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팔이 _해당되는 글 13건
2011.04.26   논에 모판놓기 
2011.04.23   모판 만들기 
2011.04.21   농부 첫미션 

 

논에 모판놓기
+   [품팔이]   |  2011. 4. 26. 20:23  
어제 일기예보로는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오늘까지 하루종일 비가온다고해서 일어나자마자 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했는데 비는 안오는거 같다.
그런데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비가 오긴 올거같은 날씨이다.
이미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가고있어 대장님댁에 전화해보니 일단 비가 와도 일은 진행할거같은 눈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춥다.
대장님 아주머님께서 춥다고 두꺼운 잠바를 두개 가져다주시며 입으라 하신다.
콩이가 계속 짖어대서 할 수 없이 차에 태우고 가기로했다. 지난번처럼 장판이랑 다 긁어놓을까봐 겁이 났기때문이다 -0-;

도착하여 지난번에 논둑에 묶어두었던 모판들을 풀어서 논바닥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우선 논바닥에 검은망을 깔고 모판을 4개씩 열을 맞춰 주욱 깔아간다.
한줄을 다 놓으면 손으로 농약을 흩뿌리고 흰색 부직포를 덮으면 한줄이 완전 끝난것이다.

8시40분쯤 삽이 부족하여 차를 타고 집에서 삽을 들고 왔다.
옷이 진창으로 엉망이 되었는데 다행히 엊그제 사놓은 앞좌석 바닥깔개를 아직 쓰지않은 상태라 의자에 깔고 운전을 했다.
집 마루샷시 유리에 비춰서 인증샷을 찍었는데 실패;
Permed Farmer 블로그 로고이미지로 쓸려고 찍은건데 퍼머머리는 커녕 사진자체가 인물의 형태를 알아볼 수가 없다. -0-

비가 많이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내려 논바닥의 골은 진흙으로 거의 뻘처럼 되어있었다.
이럴때는 일반 장화보다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물장화를 신어야한단다.
그리고 바다에 나갈때도 필요하다고하니 당장 구입해야겠다.
귀농지를 고르면서 은근히 바다가 가깝기를 바랬는데 이유는 바다에서 조개나 낙지, 굴 등 여러가지를 줍고나 따먹을 수 있다는 기대때문이다^^;

10시에 참을 먹었다.
대장님 아주머님의 음식솜씨가 너무 좋아서 아침참과 점심밥그리고 오후참 세번을 모두 한공기씩 뚝딱한다.

그리고 한참 후 1시 정도에 점심을 먹고 좀더 일하니 논 6바닥 중에 5바닥이 끝나서 나머지 한바닥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일을 모두 마치니 3시반가량 되었다.
[사진-비닐로 중무장?한 오여사]

다른날보다는 일찍 끝나서 바로 일을 정리하고 대장님댁 옆 넓은 건조장에서 오후참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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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판 만들기
+   [품팔이]   |  2011. 4. 23. 20:59  
오늘은 논에다 놓을 모판을 만들러 나갔다.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라인하나에 각 과정별로 여러사람이 붙어서 일을 하게된다.

 
먼저 모판을 고르는 일이 있는데 오여사는 그쪽에서 일을 했다.

두번째는 모판에 흙을 넣는 것인데 흙을 부어 고르게 펴는 작업은 벨트위의 기계가 하지만 거기에 쓰일 흙은 계속 삽으로 떠서 넣어주어야한다.
나는 이쪽에서 일을 했는데 주민분들 말에 의하면 그날 일중 가장 힘든 과정이란다 ㅠㅠ
두명이서 흙을 퍼담는데 대장님(우리집 관리 어르신)의 사위가 나와 한조로 일을 했다.
(사위는 인천에 사는데 이렇게 농번기에 내려와 일을 돕는다고 한다.)

다음과정은 볍씨를 흙위에 고르게 눕히는 과정이다.
기계에 볍씨를 쏟아넣으면 모판에 고르게 뿌려준다.
여기에 나이 많으신 분이 한분 일하셨는데 말씀이 많고 재밌어 일하는 분위기를 한결 밝게 해주셨다.

그다음은 볍씨위에 고운흙을 덮어주는 과정이다.
물론 기계가 하는 작업이고 간혹 고르지 못한 부분을 체크해서 손으러 흩뿌려준다.
여기에 아주머니 한분이 붙어있다.

여기까지가 모판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고 그 다음엔 많은 남자 어르신들이 용달차에 차곡차곡 쌓아 싣는 작업이다.
용달차 몇대가 번갈아가며 실어 나른다.
만드는 과정은 여기까지이고 용달이 논둑으로 내려가면 몇분이서 모판을 내려서 논둑에 일렬로 쌓는다.
여기서 3일가량 두면 모판의 볍씨들이 발아하게되는것이다.

거대한 흙더미를 퍼나르는 작업은 정말 고되었다.
그나마 처음에 기계바로 옆에서 퍼나르지만 점점 흙을 파먼서 흙더미의 거리가 멀어져 나중에는 대여섯걸음 거리가 생겨 흙을 퍼서 그만큼 걸어가 기계에 흙을 퍼담느라 몇배는 더 힘들었었다.

그래도 힘을 낼 수 있는것은 역시 밥이다.
이곳은 참을 두번 먹는다.
오전참을 10시반 쯤에 먹고 12시 조금 넘어 점심밥 그리고 3시반쯤 오후참을 먹는다.
근데 참이라는게 말이 참이지 그냥 밥이다. 일터에서 세끼 밥을 먹는것이다.
오여사는 뭘그리 많이 먹는지 놀랬다며 배부르다고 오후참은 거의 먹지를 못한다.

그리고 술을 자주 마신다.
참때는 기본으로 마시고 가끔 일하는 중에도 한잔씩 마시곤 한다.
그래도 일터에서 하룻동안 마시는 술이래봤자 서울에서 먹던 저녁의 술양보다는 훨씬 적다.
마른목을 축이고 약간의 알콜기운으로 기운을 차리려는 의도이리라..
어쨌던 먹는걸 좋아하고 술마시는것도 즐기는 나로써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ㅋ

지난번 아버지장례식때 광주에 계신 친척분들이 오셨을때 글라스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소맥을 드시던데 여기분들도 다 그렇게 드신다. 전라도 자체가 기본적으로 그리 마시는가 보다.
뭐 원래 소맥을 즐기는 나에겐 더욱 즐겁기만 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손목이 시큰거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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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첫미션
+   [품팔이]   |  2011. 4. 21. 21:15  
어제 미나리아주머니가 주신 미나리를 반죽에 섞어 미나리전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찍는걸 잊고 거의 다 먹고서 나중에야 촬영;;)


오전에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그런데 인터넷속도가 좌절.. ㅠㅠ
망사정상 800k밖에 안나온단다.
100메가급이 안되서 10메가라도 신청한건데 1메가도 안된다니 왠지 모뎀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시험삼아 영화한편을 다운받아봤는데 정말 좌절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모뎀때처럼 다운로드 걸어놓고 잊고있으면 된다;;

어제 고추밭 작업이 오늘 있으니 시간되면 와서 일좀 같이 해보자는 얘기를 들었던지라 짐정리를 조금하다가 점심을 차려먹고 집 뒷편 언덕에 있는 대장님의 고추밭으로 올라갔다.
귀농후 첫번째 미션인 셈이다.

[보너스? 사진] 마당에다 X싸고있는 콩이녀석 ㅡ.ㅡ
(강아지라도 사생활보호를 철저히 배려해주는 착한 주인!)

위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가 없지 않지않을수도 있지않음을 밝힘

아침부터 시작된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드디어 첫농촌일에 참여한 오여사.


로터리 작업중인 대장님.


오후 3시경 오후참을 먹었다.

여기선 참을 두번 먹는다. 오전 10시반에 한번 오후 3시에 한번.
거기다 점심까지 먹기때문에 집에서 먹고나온 아침과 저녁에 집에서 먹는 밥까지하면 5끼를 먹는것이다.
엄청나다고 생각되겠지만 실제 일이 고되기때문에 금방 소화가 되버려서 하루 3끼 먹는거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허기가 진다.


참먹으러 가면서 남겨진 삽들

고추모종을 나르고있는 오여사.


콩이를 혼자 남겨놓으니 마구 짖어대서 할수없이 밭에 데려왔다.

이리저리 졸졸 쫓아다니다가 지쳤는지 한쪽 구석에 이렇게 퍼져있었다.

일을 다 마치고 5시20분쯤 오후참을 먹었다.

일을 하다가 참이나 점심을 먹을땐 이렇게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고앉아 먹는다.
처음이라서인지 왠지 피크닉온거같은 들뜬 기분이었다.


떡을 좋아하는 대장님댁 손녀딸 예빈이
처음에 나를 볼때는 무섭다고 도망을 다녔다.
산발한 퍼머머리가 무슨 대마왕처럼 보였나보다 -0-;;;

고추밭 일은 다 끝이 났는데 이장님께서 논에도 같이 가서 위치도 확인하고 일도 좀 배우자고 하신다.
이장님 차를 타고 논으로 이동했다.
옆집 대장님이 하시는 논인데 300마지기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 동네 이장님.
72세의 연세이신데 엄청 정정하시다.
하긴 지인의 말로는 자기 아버지가 쉰이 넘은 연세인데 동네 청년회장이시란다. ㅋ
바닥고르는 작업을 한두시간 작업한거 같은데 허리가 끊어질듯 아프다.
일자체가 힘든건 아니었지만 워낙 움직이는걸 귀찮아 한덕에 몸이 굳어서 더 힘들었던거 같다.

논일을 마치고 다시 대장님댁에서, 함께 일한 어르신들과 간단한 술자리가 벌어졌다.
이런자리는 꼬박 참석하는게 아무래도 얼굴익히기도 좋고 자주 대할수록 정도 들고하니 빼지않고 참석했다(기 보다는 본심은 술자리가 욕심났다고 말못함 ㅋ)
술안주로 나온 요리는 오리제육볶음?인데 오리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고 깔끔하니 감칠맛나고 훌륭했다.
간간히 간을 한 조개탕도 함께 나와 몇잔의 소맥을 뚝딱 해치웠다.
다행이면서도 좋았던것은 이곳 어르신들은 대부분 소맥(소주+맥주)를 드신다는 것이다.
예전에 전남쪽에 계시는 고모부님들도 다 그렇게 드시는걸보니 아마도 전라도 자체가 소맥을 선호하는 거 같다.
사실 내가 소맥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그때 고모부님들과 한잔했을때 소맥이 입에 맞아서였다.
아무튼 그러한 내 기호가 여기서 딱 들어맞으니 다행이면서도 좋았다는 것이다.
농사일이라고는 오늘 처음 조금 해보았는데 어르신들이 이쁘게 봐주시고 일도 잘한다고 용기를 북돋아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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