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계속 비가 애매하게 내려서 별달리 다른집 일이 없다.
벼르고 벼르던 집대청소를 하고있는데 초복을 맞아 마을회관에서 준비중이니 빠짐없이 참여해달라는 이장님의 방송.
그냥 가기고 뻘쭘하고 원래 날씨가 더워져 회관에 아이스크림을 좀 사다드릴까 했던 생각도 있었기에 차를 몰고 면에 나가 맥주를 한박스 사들고 회관에 들어섰다.
뭐하러 그런걸 다 사왔냐고들 하시지만 손주뻘되는 녀석이 꽤나 기특하다는 눈빛이시다(김칫국;;)
냉장고에 맥주병들을 넣기위해 소코반이나 테트리스 실력을 떠올려야하는 오여사.
면에 들렸다오는 바람에 시간이 늦어 백숙은 1차로 거이 다 끝이 난 상태였다.
이장님과 어르신들이 권해주는 맥주잔을 받아들고 남은 고기를 맛있게 먹어치웠다.
부억에서는 또다른 모임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아마도 오늘의 요리들을 준비하신 분들이시리라.
늦게서야 몇분이 더 오셨는데 다행히 닭죽을 넉넉하게 끓이고 있는 중이란다.
마을의 유일한 갓난애기인데 오늘의 인기를 모두 독차지한듯 싶다.
이장님은 주소록을 보시며 늦어도 언능들 오라고 전화로 연락중이시다.
자, 드디어 닭죽이 나왔다.
한사발씩 떠서
또다시 푸짐하게 상이 차려졌다.
닭고기도 찹쌀도 그리 많이 눈에 띄지않는 멀건닭죽이지만 나눔의 정이 듬뚝 담겨 지금까지 먹어봤던 어떤 닭죽보다 맛이 있었다.
정을 나누는 공동체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어른신들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셔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