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논에다 놓을 모판을 만들러 나갔다.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라인하나에 각 과정별로 여러사람이 붙어서 일을 하게된다.
먼저 모판을 고르는 일이 있는데 오여사는 그쪽에서 일을 했다.
두번째는 모판에 흙을 넣는 것인데 흙을 부어 고르게 펴는 작업은 벨트위의 기계가 하지만 거기에 쓰일 흙은 계속 삽으로 떠서 넣어주어야한다.
나는 이쪽에서 일을 했는데 주민분들 말에 의하면 그날 일중 가장 힘든 과정이란다 ㅠㅠ
두명이서 흙을 퍼담는데 대장님(우리집 관리 어르신)의 사위가 나와 한조로 일을 했다.
(사위는 인천에 사는데 이렇게 농번기에 내려와 일을 돕는다고 한다.)
다음과정은 볍씨를 흙위에 고르게 눕히는 과정이다.
기계에 볍씨를 쏟아넣으면 모판에 고르게 뿌려준다.
여기에 나이 많으신 분이 한분 일하셨는데 말씀이 많고 재밌어 일하는 분위기를 한결 밝게 해주셨다.
그다음은 볍씨위에 고운흙을 덮어주는 과정이다.
물론 기계가 하는 작업이고 간혹 고르지 못한 부분을 체크해서 손으러 흩뿌려준다.
여기에 아주머니 한분이 붙어있다.
여기까지가 모판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고 그 다음엔 많은 남자 어르신들이 용달차에 차곡차곡 쌓아 싣는 작업이다.
용달차 몇대가 번갈아가며 실어 나른다.
만드는 과정은 여기까지이고 용달이 논둑으로 내려가면 몇분이서 모판을 내려서 논둑에 일렬로 쌓는다.
여기서 3일가량 두면 모판의 볍씨들이 발아하게되는것이다.
거대한 흙더미를 퍼나르는 작업은 정말 고되었다.
그나마 처음에 기계바로 옆에서 퍼나르지만 점점 흙을 파먼서 흙더미의 거리가 멀어져 나중에는 대여섯걸음 거리가 생겨 흙을 퍼서 그만큼 걸어가 기계에 흙을 퍼담느라 몇배는 더 힘들었었다.
그래도 힘을 낼 수 있는것은 역시 밥이다.
이곳은 참을 두번 먹는다.
오전참을 10시반 쯤에 먹고 12시 조금 넘어 점심밥 그리고 3시반쯤 오후참을 먹는다.
근데 참이라는게 말이 참이지 그냥 밥이다. 일터에서 세끼 밥을 먹는것이다.
오여사는 뭘그리 많이 먹는지 놀랬다며 배부르다고 오후참은 거의 먹지를 못한다.
그리고 술을 자주 마신다.
참때는 기본으로 마시고 가끔 일하는 중에도 한잔씩 마시곤 한다.
그래도 일터에서 하룻동안 마시는 술이래봤자 서울에서 먹던 저녁의 술양보다는 훨씬 적다.
마른목을 축이고 약간의 알콜기운으로 기운을 차리려는 의도이리라..
어쨌던 먹는걸 좋아하고 술마시는것도 즐기는 나로써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ㅋ
지난번 아버지장례식때 광주에 계신 친척분들이 오셨을때 글라스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소맥을 드시던데 여기분들도 다 그렇게 드신다. 전라도 자체가 기본적으로 그리 마시는가 보다.
뭐 원래 소맥을 즐기는 나에겐 더욱 즐겁기만 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손목이 시큰거린다. ㅠㅠ